뉴스케일파워(SMR) 주가 급등, 미 육군 '야누스 프로그램'과 NRC 승인이 핵심 이유

서론: 뉴스케일파워 주가 폭등과 미 육군의 '야누스 프로그램' 발표
2025년 10월 15일(현지시간), SMR(소형 모듈 원자로) 기술의 선두주자인 뉴스케일파워(NYSE: SMR)의 주가가 하루 만에 22% 이상 폭등했습니다. 이 놀라운 급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 육군(U.S. Army)이 '야누스 프로그램(Janus Program)'이라는 차세대 원자력 프로그램을 공식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미군 기지에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소형 원자로를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소식은 SMR 기술이 더 이상 먼 미래의 꿈이 아니라, 이제는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가능성으로만 논의되던 SMR이 '군사 기지'라는 명확하고 거대한 수요처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열광하는 것도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SMR 기술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하여, 미 육군이 발표한 '야누스 프로그램'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수많은 SMR 개발사 중에서 왜 유독 뉴스케일파워가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받고 있는지 그 이유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본론: 미 육군 SMR 도입과 뉴스케일파워의 독점적 지위
1. [핵심 키워드] 소형 모듈 원자로(SMR)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이번 '야누스 프로그램' 뉴스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핵심 키워드는 단연 'SMR(소형 모듈 원자로)'입니다. SMR은 'Small Modular Reactor'의 약자입니다. 이 세 단어 안에 기존 원자력 발전소와 구별되는 모든 핵심 특징이 담겨 있습니다.
첫째, 'Small(소형)'의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원자력 발전소'라고 하면 떠올리는 대형 원전은 1,000~1,600MWe(메가와트)급의 거대한 전기 출력을 가집니다. 반면 SMR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에 따라 전기 출력이 300MWe 이하인 원자로를 통칭합니다. 크기가 작다는 것은 단순히 출력이 낮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안전성입니다. 대형 원전은 사고 발생 시 펌프 등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냉각수를 주입하는 '능동형 안전계통'을 사용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처럼 지진이나 해일로 외부 전력 공급이 끊기면 이 펌프가 멈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SMR은 '피동형 안전계통(Passive Safety System)'을 채택합니다. 이는 사고가 발생해도 외부 전력이나 운전원의 조작 없이, 오직 중력, 대류, 복사열 방출 같은 자연 현상만으로 원자로의 열을 식힐 수 있도록 설계된 방식입니다. 즉, 최악의 상황에서도 원자로가 스스로 안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안전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둘째, 'Modular(모듈형)'의 의미입니다. 이것이 SMR의 경제성을 담보하는 핵심입니다. 기존 대형 원전은 모든 구조물을 현장에서 직접 건설해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건설 기간이 10년 이상 걸리고, 막대한 초기 비용(수십조 원)이 투입되며, 현장 변수로 인한 공사 지연과 비용 초과가 빈번했습니다.
SMR은 다릅니다.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 핵심 기기들을 마치 자동차 공장에서 부품을 찍어내듯 표준화된 공장에서 대량 생산합니다. 그리고 이 '모듈'들을 현장으로 운반하여 레고 블록처럼 조립합니다. 이 방식은 건설 기간을 2~3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고, 품질 관리를 용이하게 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건설 비용을 대폭 낮춥니다.
SMR이 왜 지금 중요한가? SMR의 이러한 특징(높은 안전성, 낮은 비용, 짧은 건설 기간)은 에너지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특히 유연성과 확장성이 뛰어납니다. 전력망이 부족한 외딴 지역, 섬, 사막은 물론,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필요로 하는 AI 데이터 센터, 반도체 공장, 대규모 수소 생산 기지 등 기존 대형 원전이 들어설 수 없었던 곳곳에 맞춤형으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이번 미 육군의 '야누스 프로그램'은 SMR의 이러한 장점이 '국가 안보' 분야에서 얼마나 절실히 요구되는지를 정확히 보여줍니다. 전방 기지나 원격지의 군사 시설은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기 어렵고, 디젤 발전에 의존하자니 연료 보급선이 적에게 노출되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SMR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2. 미 육군의 '야누스 프로그램' 세부 사항과 군사적 필요성
이번 뉴스케일파워 주가 폭등의 진원지인 '야누스 프로그램(Janus Program)'은 2025년 10월 14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 육군 협회(AUSA) 연례 회의에서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댄 드리스콜(Dan Driscoll) 미 육군 장관과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Wright) 에너지부 장관이 직접 이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프로그램의 이름인 '야누스'는 '시작'과 '전환'을 상징하는 로마의 신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이는 미군이 기존의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로 전환하는 역사적인 첫걸음임을 의미합니다.
프로그램의 핵심 목표: 에너지 복원력(Energy Resilience) 확보 현대 군사 시설은 레이더, 통신, 드론 방어 시스템, 데이터 센터 등 막대한 전력을 24시간 내내 소모합니다. 하지만 이 전력을 상업용 민간 전력망에 의존할 경우, 적국의 사이버 공격, 물리적 타격(미사일 등), 혹은 자연재해로 인해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기지 전체가 마비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디젤 비상 발전기에만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명확합니다. 특히 해외 전방 기지의 경우, 디젤 연료를 보급하기 위한 수송 행렬(병참선)은 적의 공격에 매우 취약합니다.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는 "재급유나 재정비 없이 수년, 잠재적으로 수십 년간 가동될" 수 있는 소형 원자로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세부 사항: '상업적 소유 및 운영(Commercially Owned and Operated)'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 육군이 이 원자로를 직접 소유하거나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야누스 프로그램'은 민간 기업이 원자로를 건설 및 소유하고, 미 육군은 그들이 생산하는 전력을 장기 계약을 통해 구매하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는 과거 NASA가 스페이스X나 보잉 같은 민간 기업에게 국제우주정거장(ISS) 유인 수송을 맡긴 'COTS(상업용 궤도 운송 서비스)' 프로그램과 매우 유사합니다. 정부가 직접 모든 것을 개발하는 대신, 민간 기업의 기술력과 효율성을 활용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는 뉴스케일파워와 같은 민간 SMR 기업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열렸음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인 일정과 규모 '야누스 프로그램'은 이미 2025년 5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14299호("국가 안보를 위한 첨단 원자로 기술 배치")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 행정명령은 2028년 9월 30일까지 국내 군사 기지 1곳에 원자로 가동을 시작할 것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1단계로 최대 9개의 미국 내 군사 기지를 선정하고, 각 기지당 2기씩, 총 18기의 마이크로리액터(혹은 SMR)를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부 장관은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INL)에서 개발 중인 첫 시제품 원자로가 2026년 7월 4일(미국 독립기념일) 이전에 '임계 도달(안정적인 핵분열 연쇄 반응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혀, 사업 추진 속도가 매우 빠름을 시사했습니다.
3. 뉴스케일파워가 '야누스 프로그램'의 핵심 수혜주로 떠오른 이유 (NRC 승인)
미 육군이 '야누스 프로그램'을 발표하자마자 시장이 즉각적으로 뉴스케일파워를 주목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뉴스케일파워는 현재 이 거대한 군사 프로젝트의 요구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실상 유일무이한(The One and Only)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유 1: 미국 유일의 'NRC 표준설계승인(SDA)' 획득 이것이 바로 뉴스케일파워가 가진 절대적인 경쟁력이자 강력한 해자(Moat)입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그 설계가 안전하다는 것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로부터 승인받아야 합니다.
이 '표준설계승인(SDA)' 과정은 극도로 엄격하고, 수년의 시간과 수천억 원의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됩니다. 전 세계 수많은 기업이 SMR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2025년 10월 현재 미국 NRC의 이 최종 승인을 통과한 SMR 설계는 뉴스케일파워의 기술이 유일합니다.
뉴스케일파워는 2023년에 50MWe급 모듈로 이 승인을 최초로 획득했으며, 2025년 5월에는 출력을 77MWe로 향상시킨 77MWe 모듈(모델명 US460)에 대해서도 추가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반면, GE-히타치, 롤스로이스, 웨스팅하우스 등 다른 경쟁사들은 아직 이 NRC 승인 절차를 완료하지 못했습니다.
미 육군이 2028년이라는 촉박한 일정에 맞춰 안전성이 '검증된' 원자로를 배치하려면, 이미 NRC의 승인을 받아 상용화 준비가 끝난 뉴스케일파워의 설계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유일한 경로입니다.
이유 2: '야누스 프로그램'의 요구 조건과 완벽한 일치 미 육군이 원하는 것은 확장성, 이동성, 안전성입니다.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77MWe 모듈 하나를 기본 단위로, 필요에 따라 4개, 6개, 12개 등으로 묶어(최대 924MWe) 발전소 규모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공장에서 제작되어 트럭이나 선박으로 운송이 가능해 원격지 기지 설치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피동형 안전계통'은 군사 시설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안전성을 담보합니다.
이유 3: 입증된 상업적 신뢰 (TVA 프로젝트) 뉴스케일파워는 '야누스 프로그램' 발표 직전인 2025년 9월, 이미 미국 최대의 공공 전력회사인 테네시강 유역 개발청(TVA) 및 ENTRA1 Energy와 총 6기가와트(GW) 규모의 SMR을 배치하는 역사적인 계약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SMR 도입 프로그램입니다.
이 계약은 뉴스케일파워의 기술력이 단순한 '설계도' 수준이 아니라, 실제 대규모 상업 발전에 적용될 수 있음을 시장에 증명한 사건입니다. 이미 미국 최대 전력 회사로부터 기술력과 상업성을 인정받은 기업이기에, 미 육군 역시 뉴스케일파워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 '야누스 프로그램'이 열어젖힌 SMR 상용화 시대와 뉴스케일파워의 미래
2025년 10월 15일, 뉴스케일파워의 주가 폭등은 단순한 테마성 급등이 아닙니다. 이는 미 육군의 '야누스 프로그램' 발표라는 구체적인 사건에 기반한 것으로, SMR 기술이 드디어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공식 편입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을 요약하자면, 미군은 전 세계 기지의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야누스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이 프로젝트는 민간 기업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상업적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 요건, 즉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유일한 표준설계승인을 보유한 기업이 바로 뉴스케일파워입니다.
시장은 뉴스케일파워가 이 거대한 신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할 것이라 판단한 것입니다. '야누스 프로그램'은 SMR 상용화의 강력한 '트리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군사 부문의 성공적인 도입 사례(레퍼런스)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필요로 하는 AI 데이터 센터, 반도체 팹(공장), 수소 생산 플랜트 등 다른 민간 산업으로의 SMR 확산을 폭발적으로 가속화시킬 것입니다.
물론 SMR 기술이 실제로 현장에 배치되고 전력을 생산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SMR 시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이자, 미국 정부가 공인한 유일한 승인 업체(Only Approved Player)로서 뉴스케일파워가 가진 독점적 지위는 당분간 그 어떤 경쟁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무기임이 틀림없습니다. '야누스'라는 이름처럼, SMR의 새로운 시대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