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1. 서론: 이해하기 힘든 오클로와 뉴스케일의 주가 차이
SMR(소형모듈원전) 시장의 두 대표 주자인 오클로(Oklo)와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의 주가 흐름은 많은 투자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설계인증을 받은 뉴스케일파워가 상업 운전에 더 유리한 포지션에 있어 가치가 높아야 할 것 같지만, 시장의 평가는 오클로에게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면에는 기술적 우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장의 복잡한 기대 심리가 깔려 있다고 보여집니다.
2. 본문1: 오클로의 가치 - 생각보다 강력한 모멘텀
시장이 오클로에 열광하는 이유는 '현실성'보다는 '파괴적인 잠재력'과 '강력한 모멘텀' 때문입니다.
첫째, OpenAI의 CEO인 샘 알트만이 이사회 의장이자 핵심 투자자라는 강력한 후광 효과가 있습니다.
둘째, 전통 전력망보다 성장성이 뚜렷한 AI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직접 공급한다는 명확한 목표 시장을 설정했습니다.
셋째, 기존 원전을 개량한 뉴스케일과 달리, 재사용연료로 핵폐기물까지 줄일 수 있는 4세대 고속로 기반의 오클로의 원자로는 기술적 '혁신성'이 시장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종종 점진적 개선보다 혁명적 변화의 가능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피처폰의 강자였던 노키아가 혁명적 변화의 아이콘인 아이폰에 무너졌던 사례도 이와 비슷할 것 입니다.
3. 본문2: HALEU 리스크를 넘어서는 기대감
오클로의 가장 큰 리스크는 아직 공급망이 불안정한 HALEU 연료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HALEU의 자국 내 생산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국가적 과제로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이 결국 공급망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또한, 샘 알트만과 AI 데이터센터라는 확실한 수요처가 결국 민간의 투자를 이끌어내 공급망을 완성시킬 것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즉, HALEU 리스크는 '해결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 입니다. 가보지 않았기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것이지,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 것 입니다.
4. 본문 3: 저평가된 뉴스케일의 강점과 약점
뉴스케일의 '상용화 근접성'이라는 강점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감을 자극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SMR 기업 최초로 NRC 설계 인증을 받았지만, 야심 차게 추진했던 CFPP 프로젝트가 비용 문제로 무산되면서 상용화 과정의 어려움을 가장 먼저 노출시켰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설계 인증이 곧바로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현실을 각인시켰습니다. 또한, AI와 직접 연결되는 오클로에 비해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고 인식되고 있고, 대주주 플루어의 지속적인 지분 매도(오버행) 이슈 역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5. 결론: 주가의 차이는 곧 기대감의 차이
결론적으로, 오클로와 뉴스케일의 주가 차이는 '어떤 미래에 베팅하는가'의 차이입니다. 오클로는 'AI 혁명이 가져올 에너지 수요 폭증'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올라탄, 고위험 고수익의 '미래 가치주'에 가깝습니다.
반면, 뉴스케일파워는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 시장에 점진적으로 침투하려는, 보다 현실적인 '가치주'입니다. 현재의 주가 차이는 두 기업의 기술적 우열이라기보다는, 시장이 어떤 종류의 꿈과 이야기에 더 열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